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이 염증성장질환 치료와 관리에 나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장연구학회(회장 명승재)가 ‘2021 행복한 장(腸) 해피바울 캠페인’ 일환으로 국내 염증성장질환(크론병, 궤양성대장염) 환자 47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470명은 남자 304명, 여자 166명으로 10대 이하 7.7%, 20대 26.8%, 30대 34.9%, 40대 20.2%, 50대 이상 10.4%였다. 크론병 73.6%, 궤양성대장염 24.3%, 기타 2.1%를 차지했다. 58.7%가 미혼이었다.
우선 코로나19로 인해 진료를 위한 병원 방문에 두려움이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매우 그렇다10.2%+그렇다 28.3%)는 응답이 38.5%였다. 코로나19 유행기간 동안 병원 방문을 취소하거나 연기한 환자는 23.0%였다.
이 중 65.7%는 취소와 연기 이유로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두려움을 들었다. 코로나19 유행기간 중 질환이 악화된 환자도 24.9%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의 정도는 매우 심했다 24.7%, 심했다 29.1%로 과반수(53.8%) 이상의 환자에서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염증성장질환의 치료에는 면역조절제, 생물학적제제 등 면역을 일부 억제하는 약물이 쓰이지만, 여러 연구결과들을 종합해보면 이러한 치료 약물들이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더 높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료 중인 약물로 인해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한 환자는 30.0%였다. 실제로 감염에 대한 우려로 치료 중인 약의 일부 혹은 전체를 자의로 중단한 경험은 4.5%로 나타났으며, 이로 인해 질환 상태가 조금 악화됐다 23.8%, 매우 악화됐다가 9.5%로 코로나19가 질환의 치료와 관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음이 확인됐다.
염증성장질환은 위장관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이 대표적이다. 최근 10년 사이 환자 수가 두 배로 늘어날 정도로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설사, 혈변, 복통, 체중 감소, 심한 피로감 등의 증상이 수주 혹은 수개월에 걸쳐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발병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으나 장내 세균 등의 환경적인 영향과 이에 대한 면역반응 이상으로 인해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염증성장질환은 완치되지 않는 질환으로 한번 발병하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므로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우울감과 불안감은 전체 39.6%의 환자에서 발생하였으며 코로나 19 유행 전에 우울증과 불안장애가 있던 11.1%의 환자 중 약3분의 1에서 우울증과 불안장애가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또 30.6%는 코로나19로 인해 소득이 감소했다고 답변했다.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일부분(2.3%)에 불과했다.
명승재 회장(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일반국민들의 고충도 크지만, 염증성장질환과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고충은 더욱 크다는 점 역시 확인됐다”면서 “유관기관과의 밀접한 협력 도모, 건설적인 의료정책 제시, 대국민 홍보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염증성장질환 환우들의 건강을 증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